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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선언 - 상호의존의 정치학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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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선언 - 상호의존의 정치학

니케북스

더 케어 컬렉티브 (지은이), 정소영 (옮긴이)

2021-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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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우리는 오랫동안 서로를, 특히 가난하고 취약한 이들을 돌보는 것에 실패했다!”
★★★★주디스 버틀러, 나오미 클라인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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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도록 긴박하고 시의적절한 선언,
‘무관심한 신자유주의’에 대한 완벽한 해독제!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은 그동안 간과되었던 ‘돌봄’이라는 이슈를 비극적인 방식으로 조명했다. 간호사를 비롯해 수많은 의료계 종사자들이 코로나 방역 현장에서 적절한 보상 없이 사투를 벌이고 있으며, 요양시설, 장애인 거주시설, 교정시설에서 집단 감염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학교가 문을 닫는 동안 빈곤층 아동들은 결식 상태로 방치되었으며, 택배 노동자가 업무량을 견디지 못해 길에서 쓰러지고, 복지 제도의 사각지대 속에서 빈곤 인구가 방치되거나 고독사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재난의 위험은 불균등하게 분포되며, 소수자와 취약 계층에게 이 위험은 가장 먼저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온다. 돌봄 사각지대에 관심이 높아진 코로나 위기의 한가운데서 출판된 《돌봄 선언》은 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보편적인 돌봄의 필요성을 선언한다.
2017년부터 ‘더 케어 컬렉티브The Care Collective’라는 이름으로 의기투합해 돌봄 문제를 연구하던 각기 다른 분야의 학자 다섯 명이 공동 집필한 이 책은 최근 수십 년간 심각해진 돌봄의 부재, 즉 무관심Carelessness이 세상을 지배하는 원인을 일차적으로 신자유주의에서 찾는다. 신자유주의 체제하에서 많은 나라가 수익 창출을 앞세워 복지제도와 민주적 절차를 파괴했고, 기업들은 ‘셀프케어’를 내세워 ‘돌봄’을 개인이 돈을 주고 사야 하는 상품으로 ‘돌봄’을 만들었다. 역사적으로 여성의 몫으로 전가되어 평가절하되었던 돌봄 노동은 상품화되지 않으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지만, 시장화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열등한 노동으로서 저임금과 낮은 사회적 지위에 묶여 있다. 자신과 같은 사람들, 가까운 이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자기 것 돌보기’는 집단화되어 극우 포퓰리즘이나 인종차별주의로 치닫기도 하고, 지구적 차원에서는 무분별하게 생태계를 파괴해 기후위기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 책은 현재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무관심의 기저에 있는 ‘상호연결성’에 주목한다. 다양한 삶의 영역들이 모두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서문에서 무관심한 세상과 시장, 국가, 공동체, 친족 순으로 범위를 좁혀가며 무관심의 일상화가 궁극적으로 인간관계의 친밀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다. 그리고 다시 개인 간의 관계로부터 시작해 지구적 차원으로 규모를 넓혀가며 페미니즘, 퀴어, 반인종차별주의, 생태사회주의를 아우르는 대안을 모색하며 ‘보편적 돌봄’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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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을 우리 삶의 중심에 놓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우리의 상호의존과 연결, 그리고 돌봄의 양면성에 대하여

우리 사회에 만연한, 돌봄이 개인 차원의 문제라는 생각은 우리의 취약성과 의존성, 상호연결성을 인지하기를 거부하는 데서 비롯되며, 돌봄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냉담하고 무관심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돌봄 선언》은 인간은 어떤 형태든 돌봄에 의존하여 생존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상호의존interdependency은 인간의 존재 조건임을 주지시킨다.
이 책에서 ‘돌봄’은 가족 간의 돌봄, 돌봄 시설이나 병원에서 종사자들이 수행하는 직접적인 돌봄, 교사들이 학교에서 수행하는 돌봄, 그리고 다른 필수 노동자들이 제공하는 일상적인 서비스를 모두 포괄하는 확장된 개념이다. 그뿐 아니라 사물도서관, 협동조합 형태의 대안경제나 연대경제, 주거 비용을 낮추는 정책들, 화석 연료의 감축과 녹지 공간 확대를 위해 일하는 활동가들이 제공하는 돌봄도 포함한다. 즉 직접 누군가를 보살피는 ‘대인 돌봄’뿐 아니라 누군가의 안위를 염려하며 마음을 쓰는 ‘정신적 돌봄’과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이념과 활동에 참여하는 ‘정치적 돌봄’을 포괄한다. 돌봄은 모든 규모의 생명체에 활성화되어 있고 필요한 것으로서, 사회적 역량이자 복지와 번영하는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보살피는 사회적 활동이다.
물론 돌봄을 삶의 모든 규모에서 우선시하며 중심에 놓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사실 ‘돌봄’이라는 개념은 그 자체가 역설과 양면성으로 넘쳐난다. 가령, 어머니가 아이를 기른다거나 간호사가 환자를 돌본다거나 하는 경우를 떠올려보면, 살아 있는 생명체의 요구와 취약함을 전적으로 돌본다는 것은 어렵고 지칠 뿐 아니라 혐오스럽고 더러운 일이 될 수 있다.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과 염려는 다른 모든 감정과 마찬가지로 변하기 쉽고, 종종 개인적 만족감이나 인정 욕구 등의 정서적 상태와 부딪치거나 죄책감이나 수치심 같은 감정과 얽히기도 한다. 이러한 보편적 양면성을 전제로, 돌봄은 평등하게 배분되어야 한다. 목표는 사회 전체가 돌봄의 보람과 짐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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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보는 공동체는 민주적 공동체다!”
친족 개념의 무한한 확대와 민주적 지역 공동체의 강화

현 체제는 돌봄을 가능한 한 ‘가족’ 단위의 문제로 제한하려 한다. 전통적으로 가정에서 여성, 어머니가 수행해온 돌봄은 비생산적인 일로 여겨졌고, 시장화되어 임금노동 영역에 들어온 후에도 여전히 여성의 몫으로, 특히 가난하거나 유색인종이거나 이민자인 여성의 몫으로 남아 있다. 그동안 공동체의 다른 여성들이나 페미니스트 연대를 통해 집단에서 돌봄을 실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음에도 여성의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최근에는 성소수자나 선택 가족, 대안 가족 형태를 소외시킨다는 문제점도 노출되고 있다(전통적 가족주의에 기반한 사회안전망이 다양한 가족 구성을 포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저자들은 의미의 범주가 훨씬 넓은 돌봄 개념이 필요하다며, 퀴어 문화에서 성적 분방함을 뜻하는 ‘난잡함promicuity’의 긍정적 의미를 차용해 ‘난잡한 돌봄’을 제안한다. 이는 실험적이고 확장적인 방법으로, 차별 없이 돌봄을 배가하는 것을 뜻한다.
한편 줄어든 공공 자원, 사람보다 이익을 우선시하는 문화, 개인에 집중하도록 하는 사회·정치적 분위기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공동체적 결속을 와해했다. 우리가 살고 활동하는 지역 공동체, 이웃, 도서관, 학교, 공원, 사회 네트워크, 우리가 속한 다양한 집단 등의 환경에 따라 돌봄 문제는 다르게 형성된다. 이 책은 돌보는 공동체를 만드는 네 가지 핵심 특성으로 상호지원, 공공 공간, 공유 자원, 지역민주주의를 꼽으며 각각의 특성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는지를 살핀다. 그리고 이를 위해 시간과 재정 자원과 구조적 지원이 모두 필요하다는 사실을 부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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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같은’ 사람들에 대한 돌봄이 아닌, ‘다름’을 넘나드는 돌봄
돌보는 국가, 돌보는 경제를 넘어 초국가적·지구적 차원의 돌봄 연대를 상상하며!

이 책의 목표인 보편적 돌봄을 성취하려면 국가 또한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국가는 기업의 이익 추구, 심화되는 불평등과 종족민족주의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돌봄 인프라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저자들은 전후 케인스주의가 상정한 복지국가를 계승하되 성차별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위계를 제거하고 반이민, 외국인혐오와 맞서며 공공서비스와 민주적 참여를 증진하는 돌보는 국가를 그린다.
그리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시장의 힘과 영향 범위를 규제하고 돌봄 활동에 작용하는 문화적·법적 규칙들을 다시 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협동조합과 인소싱부터 핵심 서비스의 국유화에 이르기까지 탈물신화, 재규제, 시장의 지역화 그리고 더욱 민주적이고 사회화되고 평등한 소유의 형식을 도모한다. 동시에 경제의 핵심 영역을 탈시장화하고 통제를 벗어난 돌봄 인프라의 사유화와 금융화에 맞서야 한다고 말한다.
일련의 돌봄 구상은 진보적인 지방자치와 국가를 구축하는 데서 더 나아가 초국가적 기관들과 글로벌 네트워크와 동맹을 추구하며 지구적 차원의 생태사회주의 대안으로 도약한다. 이를 통해 도달하게 되는 ‘보편적 돌봄’이란 돌봄이 가정뿐 아니라 친족에서 공동체, 국가, 지구 전체를 포함한 모든 영역에서 우선시되고 중심에 놓이는 사회의 이상이다. 이렇듯 돌봄 역량을 증진하도록 사회적·제도적·정치적 장치들을 발전시켜 보편적 돌봄이 상식으로 여겨지며 자연스럽게 실천되는 사회에서 우리는 돌보는 정치와 만족스러운 삶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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